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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으로 도망쳤던 아빠가 유골함의 주인이었다 / KBS 2023.10.06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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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·3 전후 행방불명됐다가 최근 대전 골령골에서 신원이 확인된 고 김한홍 씨가 74년 만에 제주 고향 땅을 밟았습니다. 주인 없던 유골함에 이제서야 이름표를 붙인 뒤 4·3평화공원에 안치됐는데요, 허지영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.

[리포트]

손자 품에 안겨 유골로 돌아온 4·3 행방불명 희생자, 고 김한홍 씨.

74년 만에 다시 고향에 모시고 왔다는 벅찬 마음에 유족들은 눈물을 터뜨립니다.

["지금까지 속상했던 거, 원통했던 거 다 풀어내시고."]

1949년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산으로 도망쳤다가 내려와 주정공장으로 끌려간 뒤 끊겼던 소식.

대전형무소에 수감돼 대전 골령골에서 학살됐다 세상 빛을 보기까지 72년, 유해로 발굴된 뒤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 땅을 밟기까지 74년이 걸렸습니다.

[오영훈/제주도지사 : "늦었지만 고 김한홍 님을 고향에 모시는 것으로 그 먹먹했던 세월에 위로가 되시길 희망합니다."]

언제, 어디서 돌아가신지 몰라 생일에 제사를 올리면서도 생전 흔적을 찾아 헤맸던 유족들.

채혈을 마치고 아버지 소식을 기다리던 아들은 3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.

[백여옥/고 김한홍 씨 며느리 : "(남편이) 말 한마디 못하고 요양원에서 가버려서. 내가 눈물 나는 건 아빠도 못 보고 돌아가신 게 (안타까워서)."]

6·25 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 천4백여 구에서 신원이 확인된 것도, 4·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가 타지에서 확인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.

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.

[전미경/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 : "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100만 명 유족들의 유전자 검사를 철저히 해서, 모두 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."]

4·3평화공원에 안치돼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고 고향 땅에 영면하게 된 고 김한홍 씨.

역사의 광풍으로 행방불명된 남은 희생자 유족들의 바람도 다르지 않습니다.

[백여옥/고 김한홍 씨 며느리 : "더이상 기쁜 것이, 한이 없어요. 놀고 싶어요."]

KBS 뉴스 허지영입니다.

촬영기자:고성호

▣ KBS 기사 원문보기 : http://news.kbs.co.kr/news/view.do?ncd=778706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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