■ 이동은 / 과학뉴스팀 기자

[앵커]
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'과학 본색' 시간입니다.

이동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. 안녕하세요.

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?

[기자]
요즘 방사능, 방사선 이런 얘기 자주 듣잖아요.

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나 생활 주변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라돈 검출 제품, 이런 것들이 다 방사선과 관련돼 있는데요,

최근에는 서울반도체에서 이 방사선에 사람이 피폭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.

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

[앵커]
네, 여러 번 보도를 했는데 서울반도체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직원이 방사선에 피폭된 사고였는데요,

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주시죠.

[기자]
먼저 이번에 서울반도체에서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은 모두 7명입니다.

이 가운데 2명은 손가락 끝에 색이 변하고 열감과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났는데요,

진단 결과 방사선 피폭이 확인된 겁니다.

당시 이 피해자들은 방사선을 내뿜는 기계를 이용해서 LED 제품의 불량 검사를 했는데요,

이 기계의 안전장치를 풀고 작동하는 바람에 그대로 방사선에 노출됐습니다.

[앵커]
안전장치를 풀었다는 건 안전장치가 있었다는 얘긴데요, 어떤 기계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건가요?

[기자]
서울반도체의 주력 제품이 LED인데요,

이런 LED의 내부에 결함이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서 LED를 깨지 않고 방사선으로 촬영하는 건데요.

엑스레이 기계에 LED를 넣는데 LED가 생각해보시면 아주 크기가 작잖아요,

그래서 이걸 4천 개 정도의 롤 형태로 만듭니다.

그리고 조금씩 돌려가면서 LED를 검사하는 거죠.

그런데 이때 기계의 문을 닫아야만 방사선이 나오도록 안전장치가 돼 있습니다.

문제는 이 안전장치를 풀기가 너무 쉽다는 건데요,

'인터락'이라고 불리는 이 안전장치에 종이를 끼워서 눌러준 다음에 테이프로 고정만 시켜주면 됩니다.

이런 방법으로 작업자들이 문을 열어도 기계가 작동되도록 한 거죠.

[앵커]
인터락을 해제해야지 더 많은 물량을 검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. 결국은 인재라는 건데요,

당시 작업자들은 안전장치를 풀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다고요?

[기자]
네, 이 작업의 경우는 불량이 발생하면 직접 손으로 그 부분에 스티커를 붙여야 합니다.

그래서 손을 집어넣어야 하고요,

어떤 경우는 머리까지 넣고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.

그런데도 안전장치를 풀고 방사선이 나오도록 한 건데요,

문제는 이런 위험성에 대해서 전혀 설명이 없었다는 겁니다.

실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첫 출근부터 바로 작업에 투입됐고 단 한 번의 안전교육도 없었다고 합니다.

심지어 이 기계가 방사선을 내뿜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하는데요,

단지 안전장치를 풀어야 작업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.

[앵커]
피해자들은 지시한 대로 작업했을 뿐인데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작업을 한 거잖아요.

정말 심각한 안전불감증인데요,

현재 증상은 어떤가요?

[기자]
피폭 증상이 나타난 2명의 경우는 직접 방사선에 노출된 손가락 끝쪽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났습니다.

제가 이 가운데 한 명을 만나봤는데요,

23살 대학생 이 모 씨입니다.

현장 실습생으로 서울반도체에 출근해서 첫날부터 해당 작업에 투입됐는데요,

일한 지 일주일 만에 손에 통증이 나타났다고 합니다.

처음에는 좀 이상하다, 이렇게 상사에게 얘기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다들 작업을 하는데 왜 너만 아프...

[YTN 사이언스 기사원문] https://science.ytn.co.kr/program/program_view.php?s_mcd=0082&s_hcd=0017&key=201909251709478127